[성명]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정부 대책은 현장에서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성명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성명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정부 대책은 현장에서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연말을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준비해야 할 때, 우리 건설노동자들은 현장에서 발생한 비보에 다시 한 번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 9일 오후 1시 10분쯤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소재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높이를 조절하는 인상작업(telescoping) 중 건물 34층 높이(85m) 타워크레인의 상부 중간지점(64m)이 부러지면서 설치· 해체 작업 중이던 7명의 설치·해체 작업자들이 참사를 입었다. 올해에만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같은 직종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이처럼 끔찍한 중대재해 사고가 연달아 나는 경우가 과연 있었던가.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이번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건설노동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지난달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부에서는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미흡한 측면도 있지만, 타워크레인 노후장비 전수조사, 노후장비 연식관리 및 비파괴검사 의무화, 부품 인증제 등 나름의 실효성 있는 대책도 나왔다. 당시 노동조합은 환영성명을 내면서도, 정부의 정책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촉구 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정부의 정책이 실현되기도 전에, 또다시 이러한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이제 건설현장의 수많은 노동자들과 공사장 인근 시민들은 언제 법이 바뀌고, 언제 관련 규정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하나”는 불안감에 빠져있다. 일분일초가 급하다. 당장 내일 또 다른 타워크레인 대형사고가 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대책들이 현장에서 조속히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정부 대책 중에는 입법사항도 포함되어 있다.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건설노동자들과 시민의 안전을 위하여 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업종관계자들 또한 전혀 책임 있는 목소리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종합건설사들은 임대계약을 체결한 타워 임대사에게 책임전가를 하고, 임대사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설치· 해체 작업팀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본 장비는 정기검사를 11월 16일경 실시한 장비로, 검사한지 한달이 지나지 않은 장비라고 한다. 만일, 장비자체의 결함이라면 부실검사에 대한 책임도 분명히 물어야 할 것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본 사고와 관련해서 노동조합은 사고예방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타워 전체 사고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설치· 해체 사고의 근본 원인은 다단계 하도급에 있다.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하도급 관행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결코 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 다단계 하도급은 한마디로 속도전이다. 빨리 끝내야 이윤을 남길 수 있다. 규정과 절차를 준수할 수 없는 현장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종합건설업체 또는 타워크레인 임대업체가 의무적으로 설치·해체 팀을 직고용 하도록 관련법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 

 둘째, 타워크레인 장비 각 구조체의 안전율을 유럽 표준기준에 맞춰야 한다. 멀쩡한 장비인 구조물들이 힘없이 끊어지고, 휘고, 화재가 발생하고,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데에는 구조물들의 안전율 기준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이는 지난 보수정권에서 안전율을 완화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이 저가의 중국산 장비 및 노후장비의 점유율을 높인 원인이라는 의견이 많다. 기준 이하의 장비들이 도심의 시한폭탄처럼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전수조사를 통해서 타워크레인 장비들이 안전율을 준수하고 있는지 역시 점검되어야 한다.

 셋째, 업종 ‘표준임대차계약서’ 보급이다. 노후 장비 해결은 시장에서의 적정임대료가 형성되어야 가능하다. 저가의 최저가낙찰제가 통용되는 상황에서는 국제기준을 맞추어 제작된 고가의 장비를 수입하려고 하는 임대사는 없다. 이런 이유로 안전 기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국산 및 수입 노후장비가 저가에 수입되어 국내 건설현장에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 한 해 동안만 이렇게 중국 등에서 수입된 장비가 전체 수입장비 1,590대 중 689대나 된다. 현재의 장비임대료는 20년 전 장비 임대료 보다 더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책 없는 노후장비 규제는 풍선효과만 낳는 결과로 변질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적정 임대료, 설치· 해체팀 보유 의무화, 적정 안전교육 등이 명시된 업계 표준임대차계약서를 만들고 이를 정착하는데 노사정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넷째, 국토교통부가 실시하는 타워크레인 전수조사에 노동조합 및 노동단체 추천 전문가의 참가를 보장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몇 차례의 대형사고 이후 11월부터 타워크레인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시급한 일일에도 현재까지 서류조사만 진행되었다고 한다. 타워크레인 전수조사는 국내에서 타워크레인 장비를 사용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국토부 등 주관부서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과 협조를 구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밀실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이번 용인 물류센터 타워크레인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건설노동자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또한, 부상을 당해 치유 중이신 분들의 쾌유를 바란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앞으로 한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는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하여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7년 12월 10일
전국건설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