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타워크레인 안전사고 대책 내놓으랬더니 인권침해, 조종사 과실 책임 몰아가나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대책 내놓으랬더니 인권침해, 조종사 과실 책임 몰아가나
- 조종석내 CCTV 설치로 인권침해 하겠다는 국토부
- 면허 취소기준 상향으로 조종사에게 책임 묻겠다는 국토부
- 노동자들이 죽고 다치지 않는 현장 만드는 것이 예방 대책

조종실 내부 영상촬영장비(CCTV) 설치로 인권침해 하겠다는 국토부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16일,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을 위한 정부합동 안전대책」을 발표하면서 ‘타워크레인 설치․해체․상승 작업 및 운전과정의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도록 영상기록장치를 설치하고 정기검사 시 검사기관에 영상기록을 제출토록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건설기계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건설기계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내놓았다.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의 조종석은 단지 작업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만 갖지 않는다. 고공으로 높이 30~40m를 오르는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은 1평 남짓 되는 공간에서 노동과 식사와 휴식을 취하기도 하며, 심지어 생리현상까지 그곳에서 해결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혹서기에 조종석의 실내온도는 섭씨 35~40도까지 올라가 짧은 옷만을 걸친채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런 조종석 내부에 영상촬영장비를 설치한다는 것은 조종사 개인의 모든 사생활을 공개하게 되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한다.
 더욱이 타워크레인 면허 소지자 7,500여명(국토교통부 건설산업과 17.9.30 기준)은 모두 남성 노동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다. 설사 남성이라도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만, 여성 노동자의 수가 적지 않다. 현재 건설노조 내 여성 타워크레인 조종사 조합원만해도 100여명에 이른다. 국토부는 영상장비설치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노동조합에 되묻고 있지만, 공무원들의 자리마다, 화장실마다 영상촬영장비를 설치하는 것이 왜 문제인지를 모르겠다고 묻는 무지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조종사 면허 취소기준 상향 대안, 조종사에게 사고 책임 떠넘기기
 조종사의 면허 취소기준을 상향한다는 대책도 사고의 책임을 조종사에게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타워크레인 사고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고의 원인은 조종사의 운전 능력과는 무관한 장비의 노후화, 허술한 안전검사, 불량 부품 사용 등 조종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에서 발생했다. 원청과 임대사의 타워크레인 관리감독에 대한 문제가 사고를 키운 것이다. 이는 이미 지난해 사고가 발생하면서 언론을 통해 수많은 보도가 나가며 드러난바 있다. 국토부도 이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 발표한 대책의 상당수가 이를 기초로 하고 있음은 맞다. 하지만 건설기계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에 포함된 조종사 면허 취소기준 상향은 사고의 책임을 조종사에게 넘기겠다는 것이다.
 수많은 타워크레인 사고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타워크레인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대형 참사 사고로 이어진다. 다수의 사고가 장비의 결함문제로 발생한다는 것이 여러 사고 사례들로 밝혀졌음에도, 면허 취소요건을 강화시킨다는 것은 사고 원인과 무관하게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무조건 책임을 묻겠다는 것을 포장한 것일 뿐이다.
 타워크레인 조종사는 사고 발생시 100% 무과실이 될 수 없다. 타워크레인 사고는 인명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워크레인 조종사는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1차 피해자이며, 오히려 타워크레인 조종사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노후 타워크레인 관리, 전문 신호수 배치 등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권한은 일절 없다. 국토부가 내놓은 이 대안은 사고를 예방하는데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사고의 책임으로 면허까지 박탈당해 생계수단까지 빼앗는다는 이중의 부담만을 주는 것일 뿐이다. 

70여명이 죽거나 다친 2017년, 엇나가는 국토부
 지난 한해는 타워크레인 대형 인명 사고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4월 21일 울산 에쓰오일 타워크레인 전도사고(1명 사망 4명 부상), 5월 1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6명 사망 25명 부상), 5월 22일 남양주 타워크레인 사고(3명 사망 2명 부상), 10월 10일 의정부 타워크레인 사고(3명 사망 2명 부상,) 12월 9일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3명 사망 4명 부상) 등 지난 한해에만 70여명 이상이 타워크레인 사고로 죽거나 다쳤다.
 타워크레인 대형 참사가 잇따르자 국토부를 비롯한 정부는 각종 대책을 쏟아내면서, 타워크레인 장비의 노후화, 장비 허위 등록, 불량부품 사용, 부실한 안전검사 등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집중 조명되기도 했다. 건설노조가 수 년 동안 이야기해 온 문제였지만, 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후에야 비로소 대책이 나온 것이다. 상당히 늦은 점은 분명하나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고 논의된다는 점에서 노동조합으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잘 나가던 대책논의에서 선로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예방 대책은 건설노동자가 죽지 않고 다치지 않기 위한 것이어야만 한다
 조종실 내 영상촬영장비(CCTV) 설치와 면허 취소기준 상향은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무런 권한이 없는 조종사 개인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다단계 하도급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하고, 건설노동자의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개선하는 형태로 접근해야 한다. 발주처->원청->타워크레인 임대사->타워크레인 조종사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조종사가 조종사 자신의 죽거나 다치지 않기 위해 현장의 안전문제를 지적한다 한들 건설현장이 변화되는 지점이 미미하다. 이미 노후화된 타워크레인 속에서 장비관리 상태도 불량하고, 안전검사도 형식적이며, 설치해체 작업 외주화, 전문 신호수도 없는 현장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악조건 속에서도 안전하게 작업하는 방법뿐이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사고의 책임을 묻고, 감시하겠다고 하는 것은 잠정적 가해자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이 일하고 생활하는 공간인 조종석 노후화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야 안전한 운행이 가능하다는 점에 대해 국토부는 신경써야 한다.
 안전사고 예방 대책은 사고를 예방해 현장의 노동자를 지키기 위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다. 국토부가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사고로 인한 대형참사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는다면 그것은 단순히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여야 한다. 건설현장의 공기가 늦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아닌, 타워크레인 사고로 인해 건설회사들의 금전적 피해를 방지하는 것이 아닌, 타워크레인과 그 아래에서 일하는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다치지 않게 마음 편히 일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책이어야만 그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18년 2월 6일
전국건설노동조합

 

국토부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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