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 건설현장의 실태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

 

 

산업안전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

건설현장의 실태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임대업도 건설현장 안전관리 원청책임 인정하라.

실효성있는 특수고용직 보호대책 필요하다.

 

지난 29일 고용노동부가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을 발표했다. 작년에만 464명이 사망(잠정)하는 등, 전체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절반이상(56%)이 건설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우리 건설노동자들은 이번에 전면 개정되는 산업안전보건법이 건설현장의 실상을 반영하는 혁신적인 법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러나 이번 입법안은 변화되는 건설현장의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식 입법안이 되고 말았다. 정말이지 실망과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이번 법안은 이미 그 수가 40만명에 달하는 건설기계 종사자들의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전혀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건설현장 안전관리의 사실상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범위에 건설기계 종사자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도급의 범위를 새롭게 규정하면서 비교적 폭넓게 해석 가능한 규정으로 정의하였다. 문제는 여기에 임대업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고용노동부가 밝혔던 입장과도 상반된다. 이미, 고용노동부는 작년에 연이어 발생한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사건의 원청 책임성과 관련된 논란에서 원청 책임을 인정한다는 공식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논란이 된 타워크레인의 경우에만 원청에게 유해·위험 방지조치를 하게하는 방식으로 원청책임을 인정하고, 나머지 건설기계는 그 보호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이미 지난번 강서구 이동식 크레인 전복사고로 버스에 탄 승객이 사망하는 사고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이동식 크레인의 경우에도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이동식 크레인의 사고건수는 타워크레인의 2배가 넘는다. 다른 건설기계 사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설현장의 대형화로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의 사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회적 논란이 된 장비의 경우에는 유해위험 작업에 포함시켜 원청 책임을 인정하고, 사회적 논란이 없는 경우에는 그간의 입장을 뒤엎으면서 원청 책임을 불인정하는 것은 전형적인 꼼수 입법이다. 이러한 고용노동부의 입법태도는 논란이 있으면 보호에 포함시키고, 논란이 없으면 보호대상에서 제외 하는 방식이라는 의심을 낳게 한다. 앞으로 덤프트럭 운영 중 중대재해가 연이어 발생하면 덤프트럭을 유해위험 작업에 넣고, 이동식 크레인에서 중대재해가 연이어 발생하면 이동식 크레인을 유해위험 작업에 포함시켜 원청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이런식의 입법태도는 안전사고의 예방이라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취지하고도 전혀 맞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번 입법안은 기존에 고용노동부가 취해왔던 입장을 스스로 뒤집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특수고용노동자 보호 대책 역시 문제가 많다. 안전보호 조치의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는 해당 작업자의 법적신분의 문제로 판단되어서는 안된다. 특수고용직이라고 할지라도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마땅히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안전예방 조치에 포함되는 작업자인지 여부는 최대한 넓게 판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안에서는 산업안전보호법의 보호범위에 포함되는 특수고용직을 여전히도 가장 높은 수준의 전속성과 종속성을 만족 시키는 경우에 한해서 인정하고 있다.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건설현장의 계약형태로 인해 여러 회사를 전전하며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는 건설기계 종사자들은 이번 대책으로 인해, 또다시 산업안전보건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번 개정안은 건설업 특례를 로 신설하고, 발주처에 안전관리 의무를 부여하였다. 다만, 앞에서 논의했듯이, 이제는 건설현장에서 다수가 일하는 건설기계 종사자들을 보호 범위 안에 포함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건설업 특례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건설현장의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하청, 특수고용 등 비정규직들이다. 가장 권한이 없고, 가장 신분상 불안정한 약자이지만, 또한, 가장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자들이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이 적어도 안전하게는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철저히 무시하였다.

 

정부의 산재사망 절반 감소 목표가 특수고용직 등 건설기계 종사자들은 통계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통한 눈가림이 아니라면,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은 재검토와 수정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존에 고용노동부가 주장했던 것처럼, 건설현장에서 임대업의 경우에도 원청이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내용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2018212

전국건설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