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 [성명]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성명

 

성명

 

 

건설노동자의 열악한 현실과 죽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2007년 고 정해진 전기 노동자가 자신의 몸에 불을 당기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쳤다.
2008년 고 이철복 철근 노동자가 밀린 임금 달랬다가 현장소장한테 맞아 죽었다.
2014년 고 김성기 타워크레인 노동자가 타워크레인 인상 작업 중 전복돼 죽었다.
2010년 4대강 현장은 지옥이었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수많은 덤프, 굴삭기 노동자가 그 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노동조합 밖에는...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에 근로기준법의 개념을 정착시키고 있다. 체불 근절을 위한 법안을 정비해 각종 법제도를 개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실제 이뤄가고 있다. 타워크레인 건설기계 등록 등 노동조합은 진즉부터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4대강 현장 같은 곳은 피할 수 없는 지옥이었다. 4대강 현장은 전국 각지의 불법도급업자들이 몰아닥쳐 다단계하도급 맨 밑의 노동자들은 덤핑 피바람에 허덕여야 했다. 공사대금은 90% 이상의 꿈의 낙찰율을 보였지만, 4대강 물줄기 따라 체불 폭탄이 터졌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각종 자료를 요구해도 ‘VIP 지시’라며 건설사들은 현장 경비만 강화했다. 단언컨대, 4대강에서 노동자들이 받지 못한 임금(임대료)은 비자금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제도가 바로 ‘건설근로자법’(건설근로자 고용 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다. 

 

 촛불 시민 혁명은 나라 안의 큰 도둑을 잡았다. 3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하지만, 건설현장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부패세력은 독버섯처럼 자라날 수밖에 없다. 건설근로자법은 건설현장 대금 지급 시스템을 투명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무비를 공사대금에서 구분해 지급해 배달사고가 없도록 하고, 즉 비자금 조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내용이다. 전자카드제롤 도입해 페이퍼로만 오고가는 입출력 내역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건설노동자 퇴직공제부금 인상 및 적용 확대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2017년 11월 28일 건설노동자들이 통과되길 염원했던 법안은 비리척결 법안이었고, 민생법안이었다. 그런 법안을 논의조차 하지 않고 내팽개친 장본인이 국회다. 그 법안은 2018년 2월 국회가 열리는 지금까지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임시국회가 2차례 열리면서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사측의 이해를 돕는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만 벌어졌을 뿐이다. 건설노조는 의아할 수밖에 없다. 다 좋다고 하는 법안이 왜 통과되지 않는가. 건설노조 위원장은 이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3월 19일 청춘 건설노동자가 평택 삼성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너무 많은 건설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건설노동자도 살고 싶다는 염원이 모여 노동조합을 이루고 있으며, 건설노조 위원장 역시 그 염원을 잘 알고 있다. 건설노조 위원장은 건설근로자법을 개정하고 임기를 마칠 때까지 건설현장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간 건설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이나 건설근로자법 등에 대해서는 그간 관심을 갖고 있던 언론 노동자들의 노고에 그나마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 그러나 건설현장에 대해 전혀 관심 없던 언론사들이 시국 물타기용 혹은 민주노총 매도용으로 건설노동자들의 사례를 끄집어내는 것은 매우 후안무치하다. 동아일보는 3월 20일 보도를 통해 악선동을 펼쳤다.


 세상의 이목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집중되고 있다. 영장 청구에 단 한사람도 이견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노조 위원장의 거취를 집요하게 붙들고 있는 것은 불공정한 보도다. 이는 건설노동자를 천대시하는 구태이며, 민주노총 등 진보 세력을 옥죄려는 악습이며, 스스로 적폐세력임을 자임하는 행보다. 


 그렇지 않다면, 건설현장 비자금은 ‘누가’ ‘어떻게’ 만들었으며, 노동조합은 건설현장 개선을 위해 ‘무엇을 갖고’ ‘언제’ ‘왜’ 투쟁했으며, 결국 ‘어디서’ 좌초됐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2018년 3월 20일
전국건설노동조합